지역에 따른 민요, 그 두 번째 서도민요편
서도 민요는 지역적으로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의 민요를 말한다. 이런 서도민요의 선율을 구성하는 음에는 레.미.솔.라.도의 5음이 있는데, 서도민요는 그 중에서도 특히 레. 라. 도의 3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도민요는 소리꾼이나 향토민들이 의례 수심가를 먼저불러 수심가 토리라고도 한다. 서도민요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단연 떠는 소리에 있다.
옛 노인들이 수심에 가득찬 애수로 목소리가 아닌 콧소리로 얕게 탈탈거리며 떠는 소리, 큰 소리로 길게 죽 뽑았다가 갑자기 속 소리로 콧 소리를 섞어서 가만히 떠는 소리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주로 떠는 음은 라음이다.
서도민요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미묘한 장식음(떠는 소리)을 잘 옮기기 어려워서인지 기악 반주를 가진 것도 별로 없고, 오선보로 채보된 것도 드물며, 타지방 소리꾼이 흉내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것은 서도 민요들이 대부분 기악반주를 하지 않고 콧소리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또한 서도민요는 애수적이고 감상적인 느낌을 간결하고 한스럽지 않게 표현하며, 장단도 일정한 장단이 없이 사설에 맞추어 적당히 치는 것이 특색이다.
대표적인 민요에는 ‘수심가’, ‘몽금포타령’, ‘배따라기’, ‘자진염불’, ‘엮음 수심가’, ‘자진아리랑’등이 있는데, 이중 서도민요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있는 ‘수심가’와 ‘몽금포타령’, ‘배따라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서도민요중 평안도 민요의 하나로 엮음수심가와 짝을 이루는 수심가는 서도민요의 대표격인 노래다. 수심가의 가락은 글자 그대로 수심에 찬 울음이다. 서러움을 소리로 읊은 수심가의 가락은 울음도 웃음도 아닌 한을 온몸으로 토해낸 응어리인 것이다.
이런 수심가가 직접적으로 서도창의 기본이 되고 있는 것은, 많은 서도창이 수심가 곡조로 끝을 마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도소리에 비해 청이 높고, 중간음에서 격렬하게 떨며 하강하는 창법을 쓰는 수심가는 서도민요 창법의 일반적인 특징을 담고 있다. 장단은 일정치 않으며 시조와 같이 세 단위로 구분된다.
‘수심가’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약사몽혼(若使夢魂)으로 행유적(行有跡)이면 문전 석로(門前 石路)가 반성사(半成砂)로구나”
“인생 일장춘몽이요 세상 공명은 꿈 밖이로구나”
“강산불변 재봉춘(江山不變 再逢春)이요 님은 일거(一去)에 무소식이로구나”
황해도 지방의 민요인몽금포타령.
몽금포는 황해도 서해안에 돌출해 나온 장연군 장산곶에 있는 항구의 이름으로, 이 민요는 바로 몽금포에서 불리우던 것이다. 몽금포타령에서도 서도민요의 창법이 잘 나타나는데, 서도민요의 창법이 워낙 독특해서 그 쪽 창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제맛을 내기가 어려운 곡이다.
이 몽금포타령은 1930년대 김성태에 의해 편곡되어 대중적인 민요로 자리잡은 것으로, 장단은 굿거리로 되어있고, 네 장단에 메기고 두 장단에 받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마지막으로 도드리(반복적인) 장단의 서도민요인 배따라기.
이 민요는 자진배따라기와 짝을 이루는 것으로, 노래의 내용은 어부들의 신세한탄이다. 중간 음을 격렬하게 떠는(요성搖聲) 서도소리의 일반적인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런 배따라기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원각사 시절 명창 박춘재에 의해서였지만, 지금의 노래는 그당시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