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음악이란 무엇인가?
언더그라운드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자연발생적이며 반상업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그런 특징 때문에 언더그라운드 음악은 인디펜던트 레이블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디펜던트 레이블에서 나오는 음악들이 (자신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언더그라운드라고 지칭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실 명확하게 말하자면 인디=언더라는 등식은 틀린 말이다.
언더그라운드는 “정신”이라는 색깔이 강하고, 인디라는 것은 “제작 방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같은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나라의 상황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색깔의 음악을 하기 위해서 인디에서 앨범을 냈다면 그것을 언더그라운드라고 표현하기로 하고, 언더그라운드를 보자.
지금 우리 나라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언더그라운드 라고는 하지만, 그 순수한 정신들에 충실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또 긍정만은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처음의 의도는 좋았다.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그 의미가 퇴색돼 간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지금이 상황이 그리 기분좋게 받아들여 지지만은 않는다.
단적으로 말하면, 지금 우리나라의 언더 음악계는 작은 주류 음악계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주류를 부정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류가 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꼴이라니…
물론 주류와 다른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다른 것이라면 음악 장르밖에 없다.
주류에서 댄스음악 이라면 언더의 주류는 펑크였고 지금은 하드코어가 유행하고 있다. 유행하고 있다기 보다는 유행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은 듯도 싶다 – 물론 그렇지 않는 음악인들도 있다.
댄스음악이 힙합 이나 랩을 가장한 히트상품 만들기라면, 언더는 펑크와 하드코어를 가장한 유행 만들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인디레이블들은 처음에는 주류에서는 음반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음악들을 음반으로 제작했고 그 음악성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인디에서 만들지만 돈이 될 수 있는 음반들만을 선별해서 제작하는 추세이다.(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렇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그 밴드들을 유행상품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전에 고집스런 음악으로 앨범을 제작했던 밴드들은 활동을 활발하게 하도록 만들어 주지 않고(그래서 안타깝게도 사장되고 있는 앨범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지금 유행하고 있는 음악을 하는 팀들만을 키우고 있다.
음악에 중점을 둔다는 생각보다는 스타일이나 댄스(이 말이 심했다면 현란한 무대매너라고 해두자)로 승부를 보자는 주의로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 버릴 수는 없다.
주류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이 표절을 많이 한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지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팀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큰소리 칠 수 있을지 필자는 심히 의심스럽다.
이렇게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주류가 하고 있는 시스템에 한발 한발씩 편승해 간다면, 언더그라운드라는 말도 허울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까…
다른 쪽으로 보면 언더그라운드라는 것은 자신들이 좋은 음악을 하지만, 그 음악을 자연스럽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것이 바로 오버가 될 수는 있다.
인디로 시작했지만 오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인디는 어떤 정신이 아니라 생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자신들은 언더그라운드라고 주장하면서 주류 따라 하기를 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게 바람직하게 발전하고 있는 레이블과 뮤지션들도 있다.
유행상품 만들기가 아니고, 자신들의 음악을 시대의 조류와 상관없이 소신 있게 그리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 아닐까?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은 주류의 어떤 팀들을 뮤지션이라고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과연 자신은 진정한 뮤지션인지 한번 되 집어 볼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스타 만들기를 위한 언더그라운드라면 이건 언더그라운드가 아니다.
언더그라운드라면 시대의 조류와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신 있게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주류가 싫어서 인디에 머물겠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인디가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장점을 살려서 주류와는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