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주목할 만한 밴드를 맞출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여기 있지 않겠지요…
노스트라다무스도 틀린 예언을 하는데요…^^;
여기서는 지금까지의 활동들이나 음악성으로 따져볼 때 주목 받을 것이라고 예상이 되는 몇몇 밴드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물론 모든 밴드를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알고 있는 밴드 중에서 언급합니다.
80년대부터 헤비메탈 밴드들을 중심으로 언더 음악이 그 명맥을 이어왔지만 최근 99년 말까지 새로운 언더씬이 만들어 진 것은 96년쯤부터 였다고 볼 수 있다.
메이저와는 달리 한계가 있어서 아이돌스타, 국민스타 이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나름대로 인정을 받아왔고, 주목을 받아왔던 밴드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몇몇 밴드들이 영원히 언더 음악계를 이끌어 갈 수 있지도 못할 뿐더러, 그 명맥을 이어나갈 새로운 밴드들은 자연스럽게 나오게 마련이다.
이번 글에서는 90년대 말에 활동을 했던 하지 않았던 앞으로 21세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언더 또는 그 이상 더 큰 시장에서도 우리나라 음악계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밴드들을 다뤄보고자 한다.
지면상의 문제나 알고 있는 범위 등의 한계 때문에 좋은 밴드들을 다 다룰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밴드들을 선정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1. 레이니썬(귀곡 Metal)
레이니썬은 언더 음악계에서는 그 위치가 이미 굳여진 알려질 만큼 알려진 밴드이다. 어쩌면 이들은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 밴드를 선정한 이유는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더 보여줄 수 있는 밴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더 확실한 위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도 좋은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귀곡메탈이라는 특이한 장르(혹은 색깔)의 음악을 하고 있고, 연주력 면에서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멤버 각자가 가지고 있다. 그리고 밴드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컬의 카리스마는 어느 밴드의 보컬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앨범이나 공연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기를 빨아들이는 듯한 연주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1집이 지금까지 이들이 색깔로 대표되는 귀곡메탈(?!)의 진수를 보여줬다.
앞으로 나올 앨범에서 1집과 같은 색깔의 더 이상 발전되지 못한 색깔의 음악을 들려준다면 이들이 주목 받을 수 있을 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최근 1.5집이라는 싱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선보이는 곡들은 충분히 신선하다.
기존의 자신들의 색깔을 고수하면서 또 다른 의외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1집보다는 약간 팝 적이고 자신들도 팝이라고 얘기하지만 여기에는 레이니썬만의 색깔이 들어가 있다.
이런 모습으로 이들의 다음 앨범이 나온다면 지금까지 레이니썬 모습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 앤(Hybrid Rock)
최근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음악의 색깔들이 한 장르의 색깔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 장르를 섞어서 만들어내는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락음악이라는 장르에 다른 장르들을 가미 시켜 만들어내는 음악들을 신종 단어인 하이브리드 락이라고 표현한다.
우리 나라에 있어서 이 하이브리드 락음악의 대표주자가 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팀은 전반적인 라인 업 자체도 그렇지만 밴드가 만들어내는 음악의 센스 면에서 주목해 볼만한 밴드이다. 98년 1집 앨범 발매 이후 음반활동은 뜸했지만 99년 중반까지 공연 활동은 꾸준히 해왔고, 2000년에는 이들의 2집이 발매될 예정이다.
각자 세션활동 등을 하면서 곡 작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 2집에서는 또 어떤 음악들을 만들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되고 그래서 어느 앨범 보다 이들의 2집 앨범은 주목해 볼 만한다.
3. MY AUNT MARY(Modern Rock)
이들은 90년대 중, 후반 홍대 씬의 증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밴드이다. 클럽 씬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드럭이 생길 당시 드럭에서 부터 활동을 시작해 꾸준히 라이브 활동을 해 오다가 99년말 자신들의 1집 앨범을 발표하고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이다.
우리 나라 모던락 밴드들이 델리스파이스, 미선이, 언니네 이발관 이후 그 한계를 넘지 못했지만 마이언트 메리가 들려주는 1집에서의 음악은 기존의 모던 락이 가졌던 비슷비슷한 듣기 편안한 음악을 넘어 그 보다 세련되고 한층 발전된(?) 모던 락을 들려주고 있다.
오랜 활동기간동안 이들은 세월을 그냥 흘려 보내지 만은 않은 밴드였던 것 같다. 이들이 발표한 앨범에서 곡들의 완성도라든가 타성에 젖어버리지 않은 신선한 무대매너 등은 이들이 주목 받을만한 확실한 이유를 보여주는 듯하다.
4. 해머(Hard core)
90년대 중순 우리나라 언더씬이 만들어지기 시작할 당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음악은 펑크였다. 하지만 90년대 말로 접어 들면서 하드코어라는 장르가 펑크를 누르고 새로운 주류를 만들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말의 분위기가 20세기 초까지는 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볼 때 해머는 하드코어 밴드 중에 단연 두각을 나타낼 밴드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밴드이고, 쌈지 사운드 페스티발을 시작으로 서울 무대에도 그들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2000년 1월 중순에 있을 ‘Pimp Family Tour’의 메인 밴드 중의 한 팀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될 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5. 푸.펑.충(Punk)
펑크라는 장르가 90년대 중순을 지나 말로 접어 들면서 움츠려 들기 시작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크라잉너트, 노브레인 이라는 두 스타 밴드가 만들어졌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만한 밴드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그 이후 몇몇 밴드들이 그들의 뒤를 이어 나갈 가능성을 보이긴 하지만 20세기 초에는 펑크 음악씬에서 푸.펑.충(푸른 펑크 벌레)의 자리를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이들이 푸.펑.충을 결성한 것은 2년 전이고, 같이 음악활동을 시작한 것은 7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홍대 앞을 중심으로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 것은 99년 중반부터 이다. 이들의 앨범의 완성도로 보나 이들의 본격적 활동기간에 비한 반응도를 봤을 때 20세기 초기의 펑크 음악계를 짊어지고 나갈 인물들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6. 한음파(Alternative)
한음파는 지금까지 선정한 밴드 중에 가장 불분명하고 알려지지 않은 밴드이다. 하지만 이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밴드를 해오다가 93년부터는 ‘심고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었고, 군복무를 마친 후 99년 후반기부터 ‘한음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팀이다. 심고사로 활동할 당시는 주로 Pearl Jam의 음악을 카피하는 수준이었지만 한음파는 카피곡을 하지 않고 자작곡만으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을 감히 20세기 초에 주목 받을 밴드로 꼽은 이유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자작곡들의 완성도 높음을 들 수 있겠고, 앞서 레이니썬을 언급하면서도 말한 보컬의 카리스마 부분이다.
이 밴드 보컬의 카리스마는 과히 그 밴드의 색깔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초가 되는 연주력과 훌륭한 자작곡, 보컬의 카리스마 삼박자를 갖추고 있는 언더계에 숨은 보석같은 밴드이다.
이들 밴드들을 주목하면서 필자가 느끼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로는 이들이 음악을(생활을?!) 같이 하기 시작한지가 꽤 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같은 밴드를 오랫동안 해왔다거나 아니면 어렸을 적부터 친구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음악을 만들어 감에 있어 밴드의 색깔을 하나로 통일 하기가 쉬었다는 점을 들 수 있고,
두번째로 들 수 있는 공통점은 연주력에 바탕한 곡의 완성도가 비교적 높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 밴드들의 보컬이 갖는 카리스마이다.
이런 몇 가지 공통점들이 어쩌면 밴드가 잘되기 위한 조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러 가지 주위 환경들에 의해 계속 활동하는 밴드와 아닌 밴드가 있겠지만, 이들은 20세기 초기 잠깐 있다가 사라질 밴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거창한 어떤 말로 포장하는 것보다 20세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들의 활동을 주목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