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들을 비교해보자는 글을 쓰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생각 한 것이 바람직한 클럽이란 이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기준에서다. 내가 생각하는 클럽은 부담 없는 가격에 술도 마시고 담배도 자유롭게 피우면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슬램을 하던 앉아서 보든) 남의 간섭을 받지 않고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내가 지금까지 다녀 본 클럽들만 비교해 보고자 한다.
홍대 쪽 클럽이 아닌 다른 곳은 집과 거리상의 문제 교통편의 문제로 사실 잘 가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신촌, 홍대 쪽 클럽들만 살펴보자.
어떤 식의 순서로 살펴볼까 부터 고민되기 시작하지만 신촌 전철역을 기준으로 하기로 한다.
신촌 전철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제일 가까운 클럽 롤링스톤즈.
<!—->이 곳은 자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는 클럽이다. 내가 보기에 롤링스톤즈는 클럽 씬에서 가장 잘 나가는 클럽 중의 한 곳이다. 잘 나간다는 기준이 애매하지만 개인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유명한 밴드 공연 많이 하고, 사람들 많이 찾아오고, 메스컴에도 자주 나와서 사람들이 잘 아는 클럽 정도로 해두자.
이곳을 내가 가끔 찾는 이유는 잘하거나 유명한 밴드들이 비교적 자주 무대에 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롤링스톤즈는 그 유명세에 비하면 뭐 별로였던 것 같다. 무대도 좁고, 사운드도 별로고, 조명도 그리 빵빵한 것 같지는 않다. 결정적으로 입장료가 비싼 편이다.. 어쩌면 내겐 이게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한가지 롤링스톤즈의 좋은 점이 있다면 거기에 오는 사람들이다. 좋은 밴드 혹은 인기 있는 밴드들이 많아서 그런지 거기 오는 관객들이 공연에 임하는 자세 하나는 좋은 것 같다.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롤링스톤즈를 찾게 된다. 신나게 슬램 한 번 하고 나면 기분이 확 풀리게 되니까…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롤링스톤즈를 지나서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위치한 마스터플랜.
<!—->마스터플랜은 일단 클럽이라기 보다는 공연장에 가까운 느낌이 나는 곳이다. 음료수나 맥주를 마시면서 앉아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 아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되면 입장을 해서 공연이 끝나면 나와줘야 하는 곳이다.
이 마스터플랜의 장점이라면 밴드들이다. 클럽 공연을 자주 하지 않는 델리스파이스, 노이즈 가든, 이한철과 불독맨션 등 마스트플랜표 밴드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이한 점이 힙합공연을 제일 먼저 시작한 클럽이고, 우리나라 힙합을 다루는 클럽들 중에 가장 뛰어난 팀들의 공연이 이곳에서 이루어 진다는 점이다(언더 힙합의 메카!).
사운드나 조명도 나쁘지 않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곳도 역시 입장료가 비싼 편이라는 것이다. 물론 유명한 밴드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겠지만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던 것 같다.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이제 기차 길을 넘어 홍대 쪽으로 올라가 보자.
맨 먼저 만날 수 있는 클럽 스팽글.
<!—->요즘 이곳은 토요일 일요일만 공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에는 가 본지가 꽤 된 것 같은데 모던 락 팀들의 공연이 있고, 가끔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공연을 하는데 아마도 스팽글과 옛날부터 인연이 있는 밴드들인 것 같다. 이곳은 공연을 보러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공연이 없는 날 가서 맥주 한 병 마시면서 편안하게 음악 감상하고 뮤직비디오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공연장이라는 측면으로 볼때는 상대적으로 수축되는 분위기 인 것 같다.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스팽글을 나와서 홍대 정문 쪽으로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재머스.
<!—->여기도 몇 번 가보지 않은 클럽 중의 한 곳이다. 주로 나이가 어린(20대 초반까지를 말한다 -_-;;) 사람들이 많이 왔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분위기라는 소리를 들었다.
토요일, 일요일에 재머스 출신 좋은 밴드들의 볼만한 공연이 있고 나머지 날은 안 가봐서 모르겠다. 공간은 아주 작은 편이지만 그래서 좋은 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일단 소리가 빵빵하게 울려서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요즘은 또 안 그렇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건 직접 가서 봐야 알겠지. 여기서 그렇다고 단언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재머스가 좋은 이유는 입장료가 별로 비싸지 않다는 것이고, 중,고등학생 할인이 된다는 것이다. 3000원만 있으면 OK! 백수들은 할인 안해주나..?! 나도 고등학생이라고 속이고 재머스 가고 싶다. 근데 학생증이 있어야 된단다. –;;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홍대 정문을 지나 극동 방송국 쪽으로 가다 보면 클럽 간판 중에 최고로 큰 간판을 자랑하는 클럽 피드백이 나온다.
<!—->일단 들어갈 때부터 놀랍다. 지금까지 홍대 쪽 클럽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클럽이다. 무대로 높고 넓어서 밴드들이 공연하기는 좋을 것 같다(밴드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_-;;).
규모가 크다 보니까 썰렁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다. 가끔 스탠딩 공연을 할 때를 제외하고 나면 그야말로 앉아서 공연 보는 분위기의 클럽이다.
하지만 부담 없이 가기는 좋다. 무엇보다 맥주 값이 싸고 공연 시간이 아닌 시간에는 생맥주도 팔고 항상 그리 부담(슬램이나 헤드벵잉을 해주는 것이 공연을 보는 사람의 예의라고 생각하는 밴드들의 공연)을 줄만한 팀들이 공연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꼭 공연을 볼 맘이 있었던 날은 아니더라도 클럽에 가고 싶은 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이벤트 공연이 있는 날은 다른 클럽처럼 입장료도 비싸지고 스탠딩 임으로 잘 알아보고 가야할 것 같다 -.-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다음. 드럭. <!—->이곳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클럽일 것이다. 입소문으로 들어서 아는 사람, 괜히 매스컴에서 난리치니까 클럽은 다 드럭 같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등등 어떤 방식으로든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단 이름만 -.-;;)
요즘 드럭은?! 공연장인지 폐허된 창곤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장비면에서도 그렇고 클럽에는 신경을 안 쓰는지 공연장에 널려져 있는 휴지 조각, 이런 저런 쓰레기들… 어쨌든 볼 만하다.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드럭에 가 보시기를…
입장료내고 그냥 들어가서 물 먹고 싶은 사람들 뒤에 있는 정수기에서 요령껏 물을 받아먹으면 된다. 하여튼 이곳은 나랑은 잘 안 맞는 클럽이었던 거 같다. (적응이 안됨 -_-;;) 개성 있는 곳이기는 하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클럽은 다 드럭이랑 같은 줄 알까 봐 걱정이다..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라이브 클럽
<!—->이 곳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클럽이다. 내 느낌에 이 곳은 클럽 같은 클럽인 것 같다. 공연을 위한 장비나 사운드를 잡는 엔지니어가 음악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장점이지 않을까?! 그리 넓지는 않지만 밴드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사운드를 잘 잡아주는 편이다.
편하게 앉아서 맥주 한 잔 할 수도 있고, 밴드들의 공연을 볼 때도 부담이 없는 곳이었던 것 같다. 물론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다. 지금까지 유명한 밴드들의 공연이 많았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는 밴드들도 썩 괜찮은 팀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편안하고 맘에 드는 클럽 중의 한 곳이다.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주차장 거리 (혹자들은 피카소 거리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더라)를 지나서 찾은 프리버드.
이곳은 어린 분들(10대나 20대초반)이 가기에는 좀 정적인 클럽이다. “프리버드의 탁자와 의자들이 뒤로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이쯤하면 분위기 파악은 대충 하셨을 걸로 안다.
20대 후반이나 30대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맥주도 마시고 공연도 보고 하는 정도의 클럽이다. 매니아 보다는 일반인들이 찾기 편한 곳일 것 같다. 쇼파에 앉아서 공연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유명한 연예인들도 가끔 온다. 나는 한 번도 못 봤지만 싸인이 장난 아니게 많다 -_-;;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프리버드와 그리 멀지 않은 클럽 슬러거.
<!—->이 곳은 요일에 따라서 변신이 심한 클럽인 것 같다.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각종 이벤트 공연들이 많이 열려서 보고 싶은 팀들을 한 번에 보게 해줬던 클럽인 것 같다.
이벤트에 비해서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은 편이고, 사운드로 만족할 만하게 뽑아주는 편이다. 대신 슬러거에 갈 때는 스케쥴 확인을 잘하고 가야할 것 같다. 이벤트 공연이 있을 때는 주로 스탠딩 공연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의자와 탁자들이 놔져 있어서 앉아서 보는 분위기니까..
그냥 모르고 갔다가 자기 분위기랑 완전히 틀린 공연이 있으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좋은 공연도 많이 하고 싸서 좋지만 아직 오픈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평일 날은 좀 썰렁하기도 한 것이 흠이다. 그래도 요즘은 오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뭐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_-;;
입장료 ★★★☆ 무대 ★★★☆ 사운드 ★★★★ 밴드 ★★★★
지금까지는 클럽에 놀러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게 나열할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점에서… 저랑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처음으로 클럽을 접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