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11월 17일생,
1997년 5월 29일 익사.
그의 나이 30세의 일…
1967년 2월 20일생,
1994년 4월 8일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
당시 그의 나이 27세.
1956년 12월 6일생,
1982년 3월19일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

1957년 5월 10일생,
1979년 2월 2일 사망.
사인은 헤로인 과다 복용. 당시 그의 나이 겨우 스물 둘.

1943년 12월 8일생,
1971년 7월 3일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
당시 그의 나이 역시나 27세.
(그의 시신을 얼음에 재워(!) 두고 일주일이나 방치해 두었던 연인 파멜라의 경우 1974년 4월 역시 27세의 나이로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
1943년 1월 19일생,
1970년 10월 4일 할리우드 랜드마크 호텔에서 마약 과용으로 사망.
당시 그녀의 나이 역시 27세.
1942년 11월 27일생,
1970년 9월 18일 자신의 토사물에 질식사.
당시 그의 나이 27세.
그 외에도 너무 일찍 죽어버린 뮤지션들의 이름을 거론하자면 끝이 없다.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가 열일곱의 나이에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죽은 리치 발렌스나 4-real이라는 팔뚝에 그은 맹세의 기억을 남기고 실종된 매닉 스트리트 프리쳐스의 리치 에드워즈…
젊어서 죽은 이들의 이름을 지금 거론하는 것은, 사자의 묘비명에 드리워진 지나치게 화려한 커튼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이들은 한창 활동을 하고 음악적인 역량을 펼칠 시기에 각각의 사인은 다르지만 세상을 떠났다는 공톰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들이 일찍 죽었다는 공통점 외에도 특출한 실력과 재능으로 음악 씬을 바꿀 만한 역량을 기대받았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의 죽음은 남은 자들에게 슬픔 이상의 안타까움으로 자리잡았고, 남은 자들이 사자를 불러들일 때 이 안타까움은 “천재는 단명한다”는 명제 아닌 명제를 기정 사실화 하는 것으로 나타나곤 했다.
이들이 다른 뮤지션에 비해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났다는 점, 그리고 너무 이른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혹시 이들의 명성에 죽음이라는 매혹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어떤 환상이나 신화화를 부추긴 것은 아니었을까. 이들이 천재여서 단명한 것이 아니라 단명했기 때문에 천재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들의 사인을 봤을 때, 대부분의 경우 화려한 음악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짙은 고독과 압박감에서 기인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나 3J의 경우 히피즘과 플라워 무브먼트, 약물에 대한 환상이 극에 달했던 60-70년대 미국 사회의 상징적인 죽음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신화적인 뮤지션이기 이전에 이들은 그저 한 사람의 외롭고 고통받는 인간일 뿐이었던 거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경우에도 90년대 슬래커 제너레이션의 아이콘으로 존재했지만, 그 자신이 부정했던 쇼 비즈니스 세계로의 편입과 지나친 성공에 대한 부담감으로 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젊어서 죽은 이들은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젊은 그대로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아름다웠던 순간에 찰칵하고 찍힌 한 장의 사진처럼 멈춘 이들의 삶은 살아서 변하고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영원”이라는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마치 제임스 딘James Dean이나 리버 피닉스River Phoenix의 앳된 얼굴처럼.
하지만,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그가 천재성을 지녔든 그렇지 않든- 살아서 음악 생활을 계속한다.
일찍 죽은 이들이 그다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그에게는 의미없는 인기와 명성을 한 몸에 받을 때, 살아 있는 이들은 거듭해서 변화를 꾀하고, 창작의 고통을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기도 하고, 슬럼프를 겪기도 하며 자신의 음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웠던 얼굴이 어느새 주름살에 가려지기도 하고, 인기가 떨어져 구세대 취급을 받기도 한다.
비운의 ‘천재 뮤지션’이 무덤 속에서 선망과 찬양을 받고 있을 때 살아남은(?!) 대부분의 뮤지션들은 락 음악의 역사를 묵묵히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음악적인 변신을 꾀하면서 대중음악사에 굵은 획을 그은 뮤지션들이 더 많다.
루이 암스트롱Louis Amstrong이나 살아있는 전설 B.B. King, 아직도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 나가는 지기 스타더스트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딮 퍼플 Deep Purple, 이기 팝 Iggy Pop,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 산타나 Santana… 하나 하나의 이름을 거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뮤지션들이 ‘살아있다’.
일찍 죽은 뮤직션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부과되는 환상이나 과도한 칭송은… 죽은 자들에게나 산 자들에게나, 무엇보다 락 음악의 제대로 된 길닦이에 전혀 도움되지 못하는 것이다.
우연히도 사망 당시 뮤지션들의 나이가 같았다고 해서, 또 그들이 천재적인 음악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서, 천재는 단명한다는 말이 확실한 명제가 될 이유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