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Jason칼럼은 다음 달부터 그 체제를 바꿀 것입니다. 시작부터 지난달까지는 비슷비슷한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음 달 부터는 구체적인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해나갈 것입니다.
졸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 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이렇게 매달 칼럼을 쓰면서 비난이든 칭찬이든 의견을 보내주시는 분들은 너무 고맙더군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달 기사는 말하자면 1부를 마치며 2부를 시작하는 사이의 중간 정리 겸 이것저것 주절주절 이야기를 합니다. 아, 이번 달도 마감 기한을 넘겨 편집장이 피가 마른다는군요. 나는 그녀의 말라버린 피로 선지 해장국을 끓여 먹으렵니다.
blood is the life
나의 칼럼에서 수 차례에 걸쳐 이야기했듯 누가 무슨 음악을 좋아하든 그것은 그의 세계이며 누구도 그것을 침해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질 음악은 없다’라는 생각 또는 ‘무한 다원주의’ 내지 극도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 Kafka |
개인적으로, 그 경계는 불분명하지만 객관으로 봐서 저질인 음악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매번 ‘무슨 상관인가’라고 소리치지만 실상 나는 편협한 쟝르만을 수용하는 우리네 대중음악계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비판은 결코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 대안이 될 수 없기에 나 스스로 음악을 실천하고 있지만, 음악이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더군요.
잠시 쉬면서 내가 추천하는 음악을 구해 들어보세요. ‘Earth Wind and Fire’의 ‘Shining Star’ (1975), ‘Carol King’의 ‘It’s too Late’ (1971), ‘ KC and the Sunshine Band’의 ‘keep It Comin’ Love’.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듣고 있는 곡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다정한 말투의 칼럼은 체질에 안 맞지만 이번 달은 왠지 이렇게 하고싶네요. 조금은 닭살인가요?
![]() Testa Rasa – Kjok |
인터넷 덕분으로 세상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지만 아시다시피 개개인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예전보다 오히려 자유로운 감정의 발산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정신적 stress를 받는 사회이지만 감정의 표현이 막히고 있습니다. 간단한 이야기로 예전과 달리 잠자리 파트너는 있어도 마음 터 놓을 친구가 없는 시대란 말이죠. 자유분방해진 사회 분위기를 생각할 때 irony이지만, 공감이 가지 않나요? 구시대의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구시대의 의사 소통방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예전의 감정 발산의 방식도 잃고 있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금기시 하던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으면서 쉽게 할 수 있던 가슴 속 깊은 이야기는 그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고 있지요.
극도로 상업화 되어있던 80년대 대중음악계를 비판/반성하며 ‘대안적인’ 음악 사조가 나왔죠. 이것이 우리가 소위 ALTERNATIVE라 부르는 운동(movement)입니다. ALTERNATIVES 때때로 하나의 쟝르를 이야기하는 개념으로 혼동되어 쓰이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하나의 운동이었죠. 뭐, 쟝르의 이름이냐, 운동이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의 감정의 표현 방식에도 대안이 필요합니다. 컴퓨터의 놀라운 NETWORKING이 ALTERNATIVES로 제시되었으나 뭐 별로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 On s’amuse |
정보의 공유라는 측면에서는 큰 공을 세웠지만, 또한 E mail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인간과 인간을 인간적으로 연결해주지는 못했거든요. Chatting은 말 할 것도 없죠. 오히려 ‘부적절한 관계’만 늘어나지 않았나 싶네요.
2000년이 오기 직전 수 년간의 대중 음악계는 음악 자체로도 감정의 발산에 있어서도 새로운 ‘ALTERNATIVES’가 제시되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쌓여가는 감정들은 쟝르를 불문하고 비교적 과격한 방식으로 해소되었습니다. 소위 ‘HARDCORE’라 불리는 ROCK과 RAP을 근간으로 한 fusion sound가 그러했고 단지 춤을 위한 음악이 아닌 감상용 음악으로도 발전한 TECHNO/ELECTRINIC sound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장미빛 헛된 환상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시작한 NEW MILLENIUM은, 그나마도 힘겹게 이루어지던 묵은 감정의 조금은 촌스럽고 과격한 분출의 길을 막는군요. 그러나, 새 시대가 우리에게 약속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해도 우리는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믿습니다.
a poet and a dancer